
"옛날에 우리나라가 러시아랑 조약 같은 거 맺지 않았나요?" 네, 맞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역사의 거대한 파도가 한반도를 덮쳤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우리 조상들은 당시 '아라사(俄羅斯)'라 불리던 제정 러시아와 매우 복잡하고도 운명적인 관계를 맺었습니다. 청나라의 쇠퇴, 일본의 부상, 그리고 서구 열강의 진출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소용돌이 속에서, 당시 조선(이후 대한제국)은 살아남기 위해 러시아라는 거대한 '북방의 곰'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것은 때로는 독립을 지키기 위한 희망의 동아줄이었고, 때로는 더 큰 위험을 불러오는 아슬아슬한 외교적 도박이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하여, 구한말 대한제국의 운명을 좌우했던 러시아와의 주요 조약과 협약, 그리고 그..